121006...제주올레 16코스의 가을
현재 제주올레길은 공항올레 포함해서 25개 코스던가?...
혹자는 "그거 다 걸으면 머하려고?..."라는 질문을 던진다..
나의 대답은 "또 걷지머"라고 간단하다
같은 길을 다시 걷는다면 재미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겟지만...
조금 걸어보면 제주올레길에 대한 생각이 틀려진다...
계절에 따라, 날씨에 따라 전혀 새로운 길이 되고..
출발시간에 따라 전혀 새로운 길이 되고..
동행하는 벗에 따라 전혀 새로운 길이 되고..
역방향으로 걸어보면 전혀 새로운 길이 되더라는...
오늘은 작년 늦가을에 홀로 걸었던 16코스를 역방향으로 가까운 벗들과 걷게 된다..
출발점인 17코스 시작점(16코스 도착점)에서...
출발점 근처 초등학교 주변에 있는 나무(?) 혹은 꽃(?)인가?...
독특한 생김과 색채가 눈낄을 끈다...
가을이 시작되는 올레길...
걸음은 이어지고...
영송올레 5코스라...이곳은 어떤 곳인지 궁금...
인터넷에 검색해도 아직은 뜨지 않는다..
제주는 이제 걷기의 천국이 된듯...
소나무와 단풍?...이색적인 궁합이다...
제주의 가을풍경에 빼놓을 수 없는게 억새인듯...
돌담 사이로 바라본 감귤...
길가의 들꽃...
항파두리 근처에서 만난 코스모스...
역시 가을을 상징하는 꽃이겠지?...
호박인가?...
제주에서 나고 자랐지만...모르는게 너무 많은 나인듯.
올레길을 걷다보면 식사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중간쯤에 식당이 있다면...맛이 문제가 아니라 존재 자체로도 고맙게 여겨진다...
16코스 중간에는 맛도 괜찮고 깔끔한 식당이 있어...일행과 맛난 식사를 한다...
올레길 걸음이 내게 주는 의미는..
제주의 아름다운 경치에서 끝나는것이 아닌...
사람들 삶의 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것이고...
그 속에서...지금은 돌아가신 내 할머니, 내 어머니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래 글과 사진은 작년말 혼자서 16코스를 걷고 남긴 후기중 일부이다..
저수시를 지나 다다른 예원동마을에서...
지나가시던 작은 할머님 한분에게 넙죽 인사를 건넷더니..
고생한다면 집으로 옷깃을 당기시더니 귤을 엄청 주신다...
다 들고오기도 힘들뿐더라...
조그만 체구로 고생해서 수확한 귤을 받기가 미안해서 사양에 사양했는데...
결국 베낭의 귤로 가득 차게 되었다...
할머니 잘 먹을께요...
집 사진도 찍어뒀으니 다음에 오게되면 꼭 들를께요...그때까지 건강하세요...^^
할머니의 기억이 너무 좋아서...
자그마한 선물을 준비해서 집을 찾았는데...아쉽게도 집안이 비어 있었다...
마루에 선물을 두고...걸음을 잇는데...
마을어귀 밭에서 일하시는 할머니 한분이 아무래도 모습이 비슷해서 여쭤본다..
"할머니 저 알아지쿠과?...무사 작년에 미깡 하영 주지 안햇수과?..."
"잘 모르쿠다게...미깡 워낙 하영 줘나부난예..."
"혹시 집 요 위에 오른쪽 아니마씨?...무사 사진도 찍고 할아버님께도 인사하구 해놔수게..."
"아 알아지쿠다...기억 남수다...경헌디 할아방은 석달 전에 저세상 가부러신게 마씨..."
"아 어떵헙니까게..."
여러 대화를 나누고...극구 싫다 하시는데 작년에 맛난 귤에 대한 조그만 성의 표시를 하고 헤어진다..
내년에 또 꼭한번 찾을께요..그때까지 건강하세요...
따뜻한 만남이 주는 감동의 여운을 가슴에 안고 걸음을 잇는다..
수산저수지에서..
저수지의 가을...
곰솔사이로 보이는 한라산...
수산봉에서..
구엄해안의 돌염전...
이곳 해안은 워낙에 멋진 경치를 자랑하는듯..
해안도로의 잘 뻗은 길이 아닌...
구불구불 자연의 길을 걷게 되는 올레16코스...
호...독특하고 아름다운 거미...
바닷가를 따라 걷는 길...
호...이런 장면은 7,8코스 중문에는 가야 볼 수 있는줄 알았는데...^^
돌담과 방파제...
음...개인적으로 이 사진 참 맘에 든다는...ㅋ
예쁜 카페의 표지판...
이렇게 가을향기 속에서....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한 아름다운 16코스의 걸음을 마치게 된다